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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과 외국의 주 4일 근무 실험

행복거북이 2023. 3. 11. 12:29

 

안녕하세요. 행복거북이입니다. 

 

지난 3월 6일 정부는 일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근무가능한 "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"을 발표했죠. 

정부가 새롭게 도입하고자 하는 방안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? 

 

(현행) 주 52시간 근무제가 뭐지?

  •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는 "기본 근로시간 40시간" + "최대 연장근로시간 12시간 허용" 하는 제도예요. 
  • 즉 하루에 주 5일 x 8시간 근무(점심시간 제외)를 기본으로 하되 추가로 12시간 야근은 허용한다는 거죠. 
  • 사실 12시간 야근을 5일로 나누면 매일 2시간씩 더 늦게 퇴근하는 거니 이것도 적지 않은 시간인 거죠. 

(개편) 연장 근로 시간 조정 (관리단위 : 주간 -> 월간/분기/반기/연간) 

  • 정부에서 제출한 이번 개편방안의 핵심은 기본 근로시간이 아닌 "연장근로시간" 조정이에요. 즉, 얼마나 야근을 더 해도 되느냐 라고 할 수 있어요.
  • 우리나라는 지난 70년간 "기본 근로시간 + 연장근로시간"을 1주 단위로 관리하고 있었는데,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최대 1년 단위로 관리가 바뀐다고 합니다.

 

개편안은 어떤 영향?

  • 이게 어떤 의미냐 하면 예전에는 1주일에 일정시간 일을 하면 불법이었지만 이제는 월간 혹은 분기, 반기, 연간동안 일한 시간을 계산해서 일정시간을 넘지 않으면 된다는 거죠. (월/분기/반기/연간 선택)
  • 아래 표를 보시면 연장근로 적용 방식이 기존 주단위에서, 월/분기/반기/연간으로 적용된 걸 보실 수 있는데요.
  • 언뜻 보면 기존 연장근로 12시간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. (12시간 -> 연간시 8.5시간)

출처 : UPPITY


그럼 좋은거 아니야?

  • 문제는 1주단위 관리가 아니다 보니 한 번에 쭉~~~~~~~~ 몰아서 야근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. 
  • 과거에는 1주 관리니 아래 그림처럼 심플했는데.
  • 이제는 한번에 쭉 몰아서 일할 권리(?)가 있다 보니 법적으로 보장된 휴식 시간을 기준으로 무조건 쉬어야 하는 시간을 1주일에서 빼야 합니다. 
  • 즉, 하루 24시간 근무에서 법적으로 건강권에 보장된 11시간을 빼주고, 법정 휴게시간 4시간 * 0.5시간(1.5시간)을 빼주면 하루에 11.5시간, 여기에 법적으로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하니 6일을 곱하면 
  • 24시간 - 11시간(건강권) - 1.5시간(휴게시간) = 11.5시간, 11.5시간 x 6일 = 69시간 이렇게 나오는거죠. 
  • 기사를 보시면 64시간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건 휴식시간 보장없이 (즉, 11시간 휴식 등을 안 주고) 1주일에 일을 시킬 수 있는 방안입니다. 
  • 이렇게 적용해보면 일할 수 있는 권리(?)는 
  • 주 5일 매일 13.8시간, 주 6일 매일 11.5시간,  3일 연속 밤샘근무 후 2일 휴가 등이 가능하다고 합니다. 


 

야근수당은? 휴가는? 

  • 우선 정부는 이번 근로시간 개편안을 통해 많이 일하는 대신 장기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(안식월, 한 달 살기 휴가 등)인데 과연 지켜질지 미지수이긴 합니다.
  • 더 중요한건 야근수당인데요. 원래 연장근무 발생 시 법정연장근무 수당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데 "포괄임금제"로 계약을 한 경우 이미 연장근무가 수당에 포함되어 있어서 별도로 야근수당이 나오지 않습니다 (매우 중요한 포인트!!!!)

 

외국의 트렌드는?

  • 영국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주 4일 근무 실험 (4 day week pilot)을 진행하였는데요. 61개 회사에 2,900명이 넘는 근로자가 6개월간 참여한 이 실험에 56개 사는 조금 더 오래 적용을 하고자 하였으며 18개 사는 영구적으로 주 4일제를 채택하였습니다. 
  • 당초 이 실험은 100:80:100 model로 설계되었는데요. 즉, 기존대비 80% 시간을 일하고 100% 임금은 동일하게 받고, 대신 생산성은 100% 유지하자. 이런 골자였습니다. 
  • 실험 참석자 근로자들은 54%가 Work and Life Balance가 개선되었다. 40%가 수면의 질이 향상하였다라고 응답하였습니다. (생각보다 수치가 낮네요 ^^;;)
  • 사실 근로자들은 당연히 좋아할꺼 같은데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.... 예상외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험 이후 나타난 생산성과 업무성과 (Productivitiy & Business Performance)에 만족감을 표시하였습니다. (사실 우리가 주 5일 일한다고 해서 시간 낭비 없이 일을 하는 건 아니니 집중해서 4일에 끝내는 거 같기도 하고... 게다가 주 4일 이후 병가휴가나 이직률 같은 수치들이 매우 낮아져 사업주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네요.)
  • 결론적으로 위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주 4일제 / 주 32시간 근무에 대한 내용을 국회에 제출 예정이라고 합니다. 

  • 비슷한 실험은 호주에서도 시행이 되었는데요. 그 결과가 바로 어제 3/11일날 발표되었습니다. 
  • 무려 90% 기업이 계속 시행할 생각임을 발표하였다고 하네요. 
  • 거론된 장점으로 Work-life balance, 근로자 건강, 근로자 책임감(engagement and trust) 증가, 환경 및 비용 절감 등이 있네요. 
  • 사실 이점보다 놀라운건 무려 정부가 지원하여 이 실험을 시행하였고 국회 Senate Committee report로 보고서가 나왔다는 점입니다.
  • 제가 언급한 영국, 호주 이외에도 벨기에, 아일랜드 등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다고 하네요.

 

행복거북이 생각

정부의 이번 근로시간 개편안은 분명 전 세계적인 트렌드에 역행하는 것임이 틀림없어 보입니다. 

게다가 제가 생각했을때 주 4일 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Work and Life balance 증가를 통한 남성의 육아활동 증가, 여성의 사회참여 증가, 결론적으로 출산율 증가에 매우 큰 영향이 있을꺼라고 봅니다. 

정부에서 출산율 낮다고 말로만 걱정하지 말고 정말 우리나라가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인지 고민을 해봤으면 합니다.  

* 참고로 OECD 나라별 근로시간 평균은 아래 제가 만든 유튜브를 참고해 주세요. 

https://youtube.com/shorts/kFeheHSD94A?feature=share